인생은 서른서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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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엄간지 2023. 5. 19. 10:26

당신의 웃음소리가 내 숨소리 같은 날이 있었지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그 끄트머리에서 꽃잎처럼 흩어지던

당신의 깊고 진하고 여린 음성이

 

액체처럼 흐르던

우리는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아름다워서

아름답지 못할지도 모르고

사랑스러워서

사랑하지 못할 것도 모르고

그렇게

흐르고

흐르고

흘러내려서

 

그대를 기억하는 것이

목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어 하는 토악질 같은 오늘

내 어딘가 깊숙한 곳부터 올라온

숨 같은 그대를 바라봅니다

 

아아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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