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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도금
보잘것없는 나라는 덩어리지만 아름다운 네가 씌어 빛났던 적이 있었다고
서른 한 줄 놓고 갑니다
2018. 12. 17. 10:21
풍선
머릿속 널 뱉어내 멀리멀리 날려보낸다 눈이 마주치면 덧니가 살짝 보이게 지어주던 미소 장난처럼 그리던 몇 년 후의 약속 끝나지 않을 것 만 같았던 수 많은 밤들 흐릿한 추억의 끝들을 동여매어 축축한 한숨까지 섞어 하늘로 날려보낸다 두둥실 천천히 하지만 아득히 너는 하나하나 내게서 멀어져 간다 다만 알 수 없는 순간에 이따금씩 나의 손을 떠나 자유로울 너의 그림자가 내게 드리울지도 모르겠다 그때난 두리번거리며 너를 찾으며 내가 놓아준 너를 놓쳤다 라고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널 뱉어내 멀리멀리 날려보낸다
사는 이야기
2018. 9. 3. 15:10
한 번 더 말해줘
아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입술은 두 음절마다 비쭉 나와 나를 향하고, 결심한 듯 곱게 모아져 날 향하는 마지막 입 모양에 나도 씨익 웃어 보인다.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당신의 말에 벌써 취한 느낌이다. 당신의 긴가민가한 표정과 확신이 없는 태도는 나를 더욱 설레게 한다. 당신은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이토록 특별한 말을 나에게 해주었을까. 나의 외모였을까? 아니면 나의 성격이었을까? 어쩌면 신발의 취향, 손목에 건 팔찌, 뿌린 향수, 혹은 쓰는 어휘나 말투와 같은 사소한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위 사람들은 밝게 웃는 나를 주목한다. 친구들은 왜 너에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냐고 질투어린 말들을 나에게 건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말을 한 번도 못 들어 봤다고들 하지. 그렇기에 더욱 특별하다. ..
사는 이야기
2018. 8. 22.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