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오래된 조난자의 일기 본문
나는 지금도 엉망이야, 너의 소란한 행성을 헤매면서
헐떡이던 마음에 쓰라리던 뒤꿈치
굳은살 속 굳지 않은 것들은 상처일까
굳어버려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다행일까 생각하면서
내가 비쳐도 흘러가는 물결에 비친 나는 다행일까
멸망한 작은 나라의 왕관을 쓴 것처럼
듣는 이는 없어도 이 그리움은 부끄러워
정처 없는 조그마한 방백을 반복하며
나는 이렇게 근거 없이도 늙어가고
까마귀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멀리
그곳은 소란하다는 걸 아는데
나는 굳어버려서 엉망이야
여기가 이 행성의 어딘지도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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