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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소낙눈

엄간지 2024. 1. 17. 14:33

가득 어지러운 창밖

크레파스를 긁어내는 듯

덧씌운 마음 아래

하얀 기억이 울컥 드러납니다

 

그때와

그대를

눈을 반쯤 감고

같은 글자로 보며

애써 덮어버렸던

하얀 기억 위

하얗게 써 놓았던 기억이

 

선명한 기억의 기억은

겨울의 한가운데

흩날리듯 소낙눈처럼

오늘처럼

 

하얗게 들이치는

그때를

창밖을

이제야 눈 크게 뜨고 바라봅니다.

 

그때를

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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