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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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동지

엄간지 2024. 3. 4. 14:56

눈이 많이 오던 밤

흐릿한 저기 저 앞에 네가 서 있는 거 같아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신호등을 두리번거렸지

 

보이지도 않는 정지선 위

나는 도대체 어디에서 멈추었을까

 

채 근처도 못 가서였을까

이미 선을 넘어서서 의미가 없었을까

어쩌면 딱 맞춰서 멈췄을까

아니면 멈추지 않아도 되었을까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데도

멈추지 말라는

너의 목소리는 눈을 뚫고 붉게 선명했고

 

그 말이 마지막일 줄 알면서

나는 네가 치여버렸을까 나가보지도 않고

그저 브레이크를 뽀드득 밟은 채

봄을 기다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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