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동지 본문
눈이 많이 오던 밤
흐릿한 저기 저 앞에 네가 서 있는 거 같아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신호등을 두리번거렸지
보이지도 않는 정지선 위
나는 도대체 어디에서 멈추었을까
채 근처도 못 가서였을까
이미 선을 넘어서서 의미가 없었을까
어쩌면 딱 맞춰서 멈췄을까
아니면 멈추지 않아도 되었을까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데도
멈추지 말라는
너의 목소리는 눈을 뚫고 붉게 선명했고
그 말이 마지막일 줄 알면서
나는 네가 치여버렸을까 나가보지도 않고
그저 브레이크를 뽀드득 밟은 채
봄을 기다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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