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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생각

고양이가 없는 풍경

엄간지 2022. 8. 25. 10:36

근데 말야,

혹시 길고양이의 시체를 본 적 있어?

 

우리는 늘 가깝진 않았지만

간혹 내 가장 깊은 곳까지 열고 들어서기도 했었지

 

, 서로를 그리는 것도 함께라고 하기도 하잖아?

아주 멀리 있어도.

우리도 그거면 됐다고 생각했어.

나는 이곳에서.

너는 아르헨티나인지, 아이슬란드인지, 남아공인지.

 

얼마 전 길고양이는 3년도 못 살고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러고 보니 그 골목의 누렁이 시체를 본 적이 없네.

 

죽었을지 모를 고양이도 그리워할 수 있으니

그런, 사랑도 함께라고 할 수 있겠지.

그거면 됐다고 생각했어.

나는 이곳에서.

 

아, 마지막으로 누렁이를 보던 날

누렁이는 웅크리고 있었어.

곧 깨어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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