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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늪에서 떠오른 시체처럼

엄간지 2019. 10. 11. 09:46

이따금씩 새벽에 이유 없이 눈을 뜰 때

회색 빛 축축한 내 방 이불 속에서

네가

떠오를 때가 있다

 

표정 없는 너와 눈을 마주친다

 

그날, 삼켰던 하고 싶었던 말들은

놓은 지 오래라

가라앉아 차마 꺼낼 수 없다.

 

눈을 감고 몸을 돌린다

온 몸 가득

질척한 너의 향수가 휘감겨 짓누른다

 

등뒤에

왜인지 떠올라버린 네가 있다.

 

표정 없이 가라앉는 나를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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