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다시, 가을. 본문

사는 이야기

다시, 가을.

엄간지 2019. 10. 1. 11:40

들이키는 숨에

차가운 기운이 섞입니다.

 

당신이 떠났던 계절을 마주칩니다.

 

나는 변했습니다.

 

나는 이제, 보다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나는 이제, 보다 스스로를 바꾸려 노력합니다.

나는 이제, 보다 마음을 다 보이지 않습니다.

 

변해버린 당신의 마음과

이해할 수 없는 이별에

많이 아팠고

여문 상처에 돋은 새 살은

예전과 같을 순 없었습니다.

 

변한 나를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어딘가의

당신의 흔적과 마주쳐도

낙엽이 소리 없이 붉게 죽어가듯

아무 말도 못하고 그리워만 할 것을.

 

다시,

들이키는 숨에

차가운 기운이 섞입니다.

 

당신과 처음 만났던 계절을 마주칩니다.

 

그대는 변했습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번 더, 가을  (0) 2019.10.21
늪에서 떠오른 시체처럼  (0) 2019.10.11
엄마를 혼냈다  (0) 2019.09.21
가을비  (0) 2019.09.16
당신이 거짓을 말하더라도  (0) 2019.09.1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