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가을비 본문
비가 오는 날 걷노라면
기억 속 우산 너머 풍경들이
어지럽게 섞이곤 합니다.
그리 깊지 않은 내 품에
포옥 빠지던 당신의 얼굴과
찰랑이던 두 볼
그 어깨너머로 보이는
걷는 지 모르고 걸었던 풍경들이.
어지럽게.
기다렸구나. 당신을.
기다린 것도 잊을 만큼 오래 기다렸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버릇처럼 젖어버린
오른쪽 어깨를 털며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봅니다.
그날의 비와 닮았을까.
언제쯤이면 흐를까요
마음 한 구석에 조용히
고여있는
기다린 이름은.
흘러야만
하는 걸까요.
오늘은 남몰래,
잠방잠방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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