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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태풍은 한반도를 빗겨갑니다.

엄간지 2019. 8. 19. 12:15

아침 뉴스를 본다

태풍은 오늘 다행히 한반도를 빗겨간다고 한다

큰 피해는 없을 거라고

 

눈 비비며 화장실로 향한다

창 밖에는 거센 비가 내린다

열어놓은 화장실 작은 창문으로 비가 들이치고 있다

 

칫솔에 흙탕물이 튀어 얼룩이 생겼다

태연히 칫솔을 닦는다

 

빗겨간 태풍으로도

비가 온다

 

별 다른 일 없이도

큰 삐걱거림 없이도

비는 온다

 

태풍이 스쳐도

칫솔은 얼룩진다

 

서른의 여름은 간다

 

태연히 얼굴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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