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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최면 치료

엄간지 2019. 6. 17. 10:02

깼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맥락도 없이 불현듯 생각이 났다.

 

정말 너는 후회하지 않을까

 

이유는 모르겠다. 왜 깨자마자 그 생각이 났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너와 헤어지던 날의 꿈을 꾸었을까.

잠결에 그 날의 기억이 올라온 것일까.

 

생각해보면 벌써 수개월 반복했다.

수없이 스스로에게 말했던, 너와의 이별을 인정 하라는 재촉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날을, 간절히 이해시키려 했던 스스로의 압박을.

 

시계를 본다. 새벽 5.

잠은 금방 다시 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무언가에서 깬 듯한 느낌이 든다.

 

붉은 해의 빛이 어른거리는 창 밖에서

수개월 전의 질릴듯한 알코올 향과 길고 길었던 밤이 쏟아진다.

저리던 몸에 멈춰있던 피가 돌 듯 가슴이 뻐근하다.

 

다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다.

눈을 질끈 감고 되뇐다.

 

네가 마음이 떠났다면 어쩔 수 없지.’

우린 어차피 헤어졌을 거야

너는 나쁜 사람이었어

다시 잠에 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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