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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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웅덩이

엄간지 2019. 3. 4. 10:52

향하지 못하고 고여버린 마음은

하루하루 썩어가며 지독한 악취를 나게 해

이제 와서 다시 흘러간다 해도

아니 다시 도로 담는다고 해도

이미 상해버린 마음

버려지고 쏟아버린 마음

 

비치는 나의 얼굴

괜찮나 웃어 보인 얼굴의 벌어진 틈새

그 사이로 스미듯 흘러나오는 묵혀둔 말들은

웃는 내 얼굴을 탁하게 하고

 

언젠간 자연스레 말라버릴 웅덩이

언젠간 흔적 없이 흩어져버릴 웅덩이

조금만 더 참으면 이 익숙한 악취도 사라지겠지

 

다만 푹 패인 마음에 간혹 덜컥이다

끌어안고 있던 마음마저 쏟아버려

간신히 말라가는 나의 마음이

다시 그 때처럼 질척해져

어디론가 흘러가지 않기만

 

그저 이렇게 말라가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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