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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목욕
누구도 보지 않는 밤엔 나를 감출 필요는 하나도 없지 내 모든 살을 드러내도 누구도 보지 않아 내 부끄러움을 가려주던 옷가지를 하나씩 벗고 주위를 살피려 걸친 안경도 벗고 내 체온보다 조금 더 뜨거운 물에 던져 온 몸 묻어있는 내가 아닌 것들을 구석구석 씻어내고 천천히 푸욱 담가보자 감당하기 조금 힘들 정도로 뜨거웠던 때로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의 나른한 기억으로 오늘은 간신히 숨만 쉴 수 있을 정도로 깊게 하얗게 멀어져 가는 그때들에 투사되는 수많은 기억 미세하게 헐떡이는 숨 가운데에 이미 죽어버린 웃는 내가 스쳐가 수채구멍 빠진 듯 머릿속을 돌아 가라앉다 가라앉다가 물이 새어 들어간 듯 가빠지는 호흡 구해달라는 듯 머리 양 옆을 쿵쾅거리는 박동에 정신 차리곤 내 입과 코에 누군가 들이붓듯 차가운 공기..
잡다한 생각
2018. 12. 1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