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너의 얼굴도 목소리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쉼 없이 넘어가는 내 삶의 필름들 속에 그때의 장면들이 가끔 끼어들곤 해 원망하기도 지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스치는 그 찰나의 장면에 내게 남은 너의 잔상은 외면하고 있는지도 잊은 그 가슴 한 구석에서 바래져 가고 있었나 봐 회색과 흐림 그 가운데 어딘가 나에게 채 흩어지지 않은 너 이제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선명한 모습으로 완전하길 부디 낡지 않을 필름에 밝은 빛으로만 새겨지길 바랄게 - 201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