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필름 본문
너의 얼굴도 목소리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쉼 없이 넘어가는 내 삶의 필름들 속에
그때의 장면들이 가끔 끼어들곤 해
원망하기도 지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스치는 그 찰나의 장면에
내게 남은 너의 잔상은
외면하고 있는지도 잊은
그 가슴 한 구석에서
바래져 가고 있었나 봐
회색과 흐림 그 가운데 어딘가
나에게 채 흩어지지 않은 너
이제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선명한 모습으로 완전하길
부디 낡지 않을 필름에
밝은 빛으로만 새겨지길 바랄게
- 20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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