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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생각

필름

엄간지 2019. 2. 8. 18:03

너의 얼굴도 목소리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쉼 없이 넘어가는 내 삶의 필름들 속에

그때의 장면들이 가끔 끼어들곤 해

 

원망하기도 지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스치는 그 찰나의 장면에

내게 남은 너의 잔상은

 

외면하고 있는지도 잊은

그 가슴 한 구석에서

바래져 가고 있었나 봐

 

회색과 흐림 그 가운데 어딘가

나에게 채 흩어지지 않은 너

 

이제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선명한 모습으로 완전하길

 

부디 낡지 않을 필름에

밝은 빛으로만 새겨지길 바랄게



- 20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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