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새벽에 이유 없이 눈을 뜰 때 회색 빛 축축한 내 방 이불 속에서 네가 떠오를 때가 있다 표정 없는 너와 눈을 마주친다 그날, 삼켰던 하고 싶었던 말들은 놓은 지 오래라 가라앉아 차마 꺼낼 수 없다. 눈을 감고 몸을 돌린다 온 몸 가득 질척한 너의 향수가 휘감겨 짓누른다 등뒤에 왜인지 떠올라버린 네가 있다. 표정 없이 가라앉는 나를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