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영웅전설 (1)
인생은 서른서른해
소문자의 서른
‘영웅전설’이라는 게임을 기억하는지. 어릴 적, 나는 악명 높은 드래곤으로부터 공주를 구하는 왕자였다. 나는 무수한 전투를 치르는 용사였다. 나는 동굴과 풀숲과 미로를 헤매는 탐험가였다. 나는 마을과 마을을 표류하는 여행자였다. 마침내 나는 드래곤을 쓰러뜨리는 영웅이었다. 나의 이야기는 전설이었다. 시인의 송시, 백성들의 찬양, 공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그랬다. 나는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어떤 게임이든, 성장하지 않는 주인공은 없다.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수한 ‘몬스터 X’(이)가 등장해야 한다. 서른이 됐다. 성장하지 않는 ‘나’(이)가 됐다. 주인공이 아님을 아는 ‘나’(이)가 됐다. 그렇다. 지금은 몬스터가 기억에 남는다. 전설의 무기를 온몸에 두른 주인공보다, 주인공의 엔딩 화면보다- ..
잡다한 생각
2018. 8. 25.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