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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서른, 어느 여름
그래, 그 날은 좀 짜증이 나더라. 날이 오지게 더웠고, 전날 마신 소주가 위장부터 식도까지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파트로 나가는 회사에선 채용 면접 때부터 내 경력을 문제 삼던 차장이 최소 사흘짜리 검수 작업을 퇴근 네 시간 전에 던져 놓고 뭐가 빠지도록 시간 맞춰 어떻게든 해 가니 “진짜 다 했다고? oo 씨가 이렇게 일 잘하는지 몰랐네?” 비꼬기나 하고, 유부남과 바람난 전 여자 친구 카톡 프로필에는 금빛 커플링이 올라가 있던 날. 장미 상가, 엘리베이터 안이었지. 얘기한 적 있을 걸? 잠실역, 사우론의 탑 같은 빌딩 아래로 양복 입은 직장인들이 거리를 메우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놀이 공원에 놀러 온 예쁜 옷의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그 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생각보다 허름한 종합..
사는 이야기
2018. 8. 4.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