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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그대는 언제 나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나요
그대는 언제 나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나요 언제부터 내가 아니었나요 이른 봄의 그 저녁, 내가 보고 싶은 마음에 투정을 부리던 때였나요 무심하게도 통화 중 티브이를 보아서, 그대가 화를 냈던 그 여름날이었나요 그 날들, 곱씹어보면 하루하루 잘못한 날들만 생각이 나요. 하나하나 모두 내 탓만 같아요. 그대가 만약 그때 결심했다면 왜 그대는 웃어주었을까요 왜 헤어지기 전날까지도 안아주었을까요 정말 그대의 그 말처럼 맞지 않는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렇다면, 그대는 언제부터 헤어짐을 준비했나요 서로의 일이 바빠 소홀해져 지쳐가던 그 가을날들이었나요 추위에 부둥켜안고 있다가도 무심히 돌아섰던 그 초겨울 밤이었나요 혹시 혹시라도 저 날들이 아닌가요 손을 들며 밝게 미소 짓던 수많은 만남 나를 이끌..
사는 이야기
2019. 5. 24. 15:50
사진을 지우자
사진을 지우자 너를 미워하기도 지칠 무렵 돌아보면 아프기만 한 시간들을 지나 몇 달 전부터 계획만 하고 못했던 그 일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헤어지는 날부터 만나는 날까지 손가락으로 꾹꾹 우리를 짚어가며 웃는 너의 이마에 오랜만에 나의 손가락이 닿는다 그랬었지 좋았었지 하며 돌아본 추억에 하나씩 체크 그 동안 수고했어 우리 사랑하느라 만나느라 아파하느라 잊어가느라 벌써 수 백 개 그날도, 그때도, 그곳도소중했던 우리는 이제 쓰레기통에 뒤져도 없을 구태여 꺼내어 늘어놓을 오래되어 남루한 이야기로만 그게 조금 아프지만 사진을 지우자 우리를 지우자 ‘정말로 삭제하겠습니까’ 확인 꼭
사는 이야기
2019. 3. 12.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