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른서른해
2014.9.12 본문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며 슬쩍 숙인 머리 위로
똑바로 보라는 듯 툭툭 치는 빗방울
억지로 올려 본 내 눈엔
흔들리는 너의 눈동자
나의 그날들에 나의 팔을 잡고 있던
너와
너와
너
그래 잘 했어
너는 짧은 머리보다 긴 머리가 잘 어울려
그때보다 진해진 화장
짧아진 치마는
네 우산을 들어주는 그 사람 취향인가봐
나름 잘 어울리네
나에겐 어색하긴 해도
티 나게 휙 돌리는 너의 시선을
너도 그 동안 조금은 힘 들었다는 말로 알아 들어도 되겠니
잘 지냈다고만 생각하면
조금 더 힘들 것만 같아서
우산을 가지고 나올 걸 그랬네
이렇게 초라하게 젖어있는 모습은
너도 불편할 텐데
떨궈지는 너의 고개, 너의 시선을
그날 제대로 못한
우리의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할게
구태여 돌아보지는 않을게
혹시 너도 돌아보고 있다면
그게 두려우니까
한 번 더 안녕
그날 이후 수 없이 많은 날이 지나서
작별 인사만 한 번 더 하게 되네
이젠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살아도
다신 마주치지 않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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