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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왼쪽이 사라졌다.
크로스백을 정리한다. 바깥 주머니에서 잡동사니를 꺼낸다. 핸드폰, 담배, 라이터, 영수증, 지갑을 차례로 방 한쪽에 던져 놓고 티슈로 남아 있는 담뱃재를 닦아낸다. 가방 안에서 노트북, 소설책, 과외 교재를 꺼낸다. 역시나, 담뱃재를 털어낸다. 왼쪽이 사라졌다. 나는 늘 크로스백을 오른쪽으로 늘어뜨리고 걸었다. 그러므로, 내 왼쪽은 언제나 너였다. 종로를, 인사동을, 삼청동을, 북촌 마을을, 너의 집 앞을, 내 왼쪽을 너에게 내어준 채 우리는 발을 맞춰 걸었다. 나는 너의 오른손과 오른뺨과 오른 눈과 오른 눈썹, 오른 이마를 사랑했다. 아마, 그 남자는 너의 왼쪽을 사랑했을 것이다. 연락이 뜸 해지고 거짓말이 늘었던 그 언젠가부터- 그러니까 네가 그 남자를 만나기 시작한 어느 날부터, 네 카톡 프로필은 ..
사는 이야기
2018. 8. 13.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