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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크리스마스 트리
네가 없는 올해 나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엉망진창일 것 같다. 졸린 목소리로 다정히 인사하던 휴대폰 속 너의 목소리가 문득 걸리고 출근 길 신발 끈을 매다가 너랑 함께 산 커플 신발이 걸리고 너와 매년 이맘때 즈음 함께하던 기념일 날짜와 비슷한 버스 번호가 걸리고 길을 지나다 네가 좋아하던 곱창 냄새가 걸리고 헤어지던 날 내가 했던 모진 말에 울먹이던 너의 눈이 걸린다 이렇게 휴대폰도, 신발도, 버스도, 곱창도, 너의 눈도 걸려 슬픈 것들만 가득 걸린 엉망진창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그 트리가 한 켠에 있는 너 없는 크리스마스가 익숙해 질 때 까지는, 아무리 머리 속을 거르고 걸러도 남아있는 너의 흔적이 없어질 때 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잡다한 생각
2018. 9. 27.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