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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른서른해
고속버스
늦은 밤, 고속 버스를 탄다. 시골길, 창 밖으로 드문 드문 늘어서 있는 가로등을 지나치면서, 가로등 아래 주황색 빛 무리들을 보면서, 그 사이로 푸른 어둠 속을 헤아리면서- 누군가 걸었을, 걷지 않았을 그 길 위에서 지난 날을 꺼내어 본다. 지금은 먼 곳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추억과 추억 사이에는 잊은 기억조차 없는 기억들이 있다. 그런 기억들은- 한 때 좋아했지만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 그 사이의 먼지와 같은 것이어서- 책장을 펼치는 순간, 흩어진다. 다만, 그럴 때가 있다. 그런 먼지가 콧속을 통해, 비강을 넘어, 식도를 타고, 폐를 찔러, 아픈 재채기로 흘러나오는 때. 추억은 대체로 아름답다. 기억은 이따금 날카롭다. 지금은 먼 곳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감은 눈 너머로 빛과 어둠, 어둠과 빛이 ..
사는 이야기
2018. 8. 20.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