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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한 줄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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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간지 2019. 1. 17. 16:52

수화기 너머의 친구는 살짝 꼬인 발음으로 말했다.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고 했나.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난 거 같아. 그렇게 좋은 사람을 이렇게 아프게 하다니. 나는 정말 나쁜 년이야.”

짤랑거리는 글라스 안의 얼음 소리와 한숨 소리가 섞여 애달프다.

나는 정말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 같은 나쁜 년보다 더진심이야.”

 

잠시 친구의 훌쩍이는 소리를 듣다가, 나지막이 나는 말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 중, 단 한 명 만이라도 너처럼 날 생각 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겠다

수화기 너머의 친구의 모습이 누군가로 보였다.

행복할 거 같아. 그렇게 날 생각해 줬다면…”

괜히 울컥한 마음에,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좋은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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